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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격리 약 3주차

알밤만쥬 2020. 3. 28. 11:03

 

 

 

2월 24일날 출발해서 25일에 다시 집 도착.

당시에는 막 프랑스에는 열몇의 확진자가 있었고 마르세유의 병원에서 완치 후 퇴원했다는 내용과

북부 이탈리아에서 상황이 급박해진다는 소식까지만 듣고

아 이제 창궐하겠구나 했는데 봉쇄와 통제까지?! 하다가도 이 인간들 하는거 보면 이래도 부족하지 싶다...

 

3월 초까지는 만두가 휴가라서 만두랑 맨날 집에서 딩가딩가 하느라 시간도 금방가고

뚤롱에도 가서 구경도하고 맛있는것도 먹고해서 돌아오니 갑자기 만두는 일주일동안 감금 생이별.

첫주는 귀찮아서 또 집에서 빈둥빈둥했는데 외출증이 필요한 외출 통제가 생긴다는 소문을 듣고

마크롱이 발표하기 전 마트에 급하게 가서 쌀, 우유, 계란, 파스타, 두부 등등을 사왔다.

마침 휴지가 떨어졌는데 까먹고 그냥 나와서 유튜브를 틀어보니 역시나 외출 제한.

다음날 하이퍼마트에 가보니 줄이 장난 아니다..

동네 수퍼마트로 가니 이곳도 줄이 있었는데 줄이 있던 이유는 인원 컨트롤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전까지는 날 보면서 후드 뒤집어쓰고 코막고 하던 인간들이 이날 처음으로 마스크 쓴걸 보았다.

ㅎㅎㅎ

 

나도 그동안은 안했는데 (맞기 싫어서) 일단 마트 들어가서 휴지랑 우유랑 그래놀라랑 소세지 햄 등등 사들고 집에가서

마스크 장착하고 나오는데 왠걸 날 보면 더 기겁을 하며 도망을 침.

맞은편에서 피자 사들고 오면서 나 보고 놀래서 차도로 피해 걷던 놈이 아직도 아련하다

정말 아직도 이렇게 수준 떨어지는구나를 다시 한번 느끼며 귀욤이랑 통화하며 카지노에 가서 요거트랑 쌀이랑 이것저것

구경하는데 이게 왠일이야. 냉동코너에서 비비고 만두를 발견해서 3봉지 있던거 내가 싹쓸어왔다.

300그람에 가격도 비쌌지만 이 시골동네에 비비고라니, 당분간 파리 갈 수도 없는 나에게는 천국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냉장고를 가득 채워넣고 1주일에 1~2회 마트에 가서 물건 공수해가며 집에서 확찐자가 되어가고 있다.

그동안에 만두 역시 회사 감금되어 이렇게 약 3주째 생이별 상태..

총리가 4월 15일?까지로 연장한다니 또 이래 눈 앞에 두고 한달 넘게 생이별인거시다.

 

앞으로 4-5월이 피크라고 본다지만 그건 그냥 피크일거같고 

이 사태는 올 한해를 다 삼켜버릴 것으로 생각된다.

원하는 바는 다들 조심하고, 또 조심하며 컨트롤 하면 좋겠지만

한편으로는 정줄 놓고 아몰라~~ 하며 뭐 그냥 플루아냐? 하며 다니는 무개념들 덕에 계속 성행할 것 같다

당장 진원지인 중국에서 현재 상황 데이터를 제대로 내놓질 않으니 재감염이나 그 외에 따라오는 상황들에 대해 다들 감을 못잡으니

 

날은 좋아져서 벚꽃과 목련 모두 신나게 개화하고 있다.

그래도 밤은 추운데 이 미친 아파트는 방쪽 히터를 안틀어주고 화장실 히터만 틀어줘서 4월 다되어서 장판을 살까 고민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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